상가(喪家)에서의 하룻밤, 30일 삼성동 문화의집에서 막오른다...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무대

한국의 굿판을 무대화, 진도의 상장례 문화를 대표적인 공연 콘텐츠로 만든 작품
잊혀져가는 우리 전통의 상장례 문화를 공연과 예술적 아카이빙을 통해 보존, 계승, 창조
진도지역 상장례문화 관련 원로 예술인들과 전승자들 총 출동

황동진 승인 2024.11.29 07:37 | 최종 수정 2024.11.29 07:39 의견 0


[뮤즈씬] "산 자도 죽은 자도 그저 하룻밤, 잘 놀다 가십시오"

오는 11월 30일 오후 5시 삼성동에 있는 한국문화의집 코우스에서 전라남도 진도에서 전승되어 온 상장례 문화를 무대 공연화한 작품 <상가(喪家)에서의 하룻밤>이 개최된다.

국가무형유산인 진도씻김굿, 진도 다시래기, 남도 들노래, 강강술래, 진도만가 등은 전라남도 진도지역을 중심으로 전승, 연행되고 있으며 현대의 간소화된 장례 문화 속에서 우리 전통의 상장례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산 자와 죽은 자 모두를 위로하는 총체적 민속예술로 공연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공연은 총 여섯 마당으로 진행되는데, 관객이 공연장 문을 통과하여 객석에 입장하는 순간 그곳이 바로 상가(喪家)라는 컨셉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첫 번째 ‘진도 곡소리와 한(恨) 타령’은 오직 사람의 목소리로만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표현한다.

두 번째 ‘곽머리 씻김’에서는 현대 장례 문화에서는 사라진 풍습인 과거 상갓집에서 고인을 관에 모시고 출상하기 전날 밤 씻김굿을 벌이던 모습을 소개한다.

세 번째 ‘육자배기와 흥타령’은 남도잡가 중 대표적인 노래를 전문 소리꾼들의 소리로 함께 즐기며 남도 특유의 신명을 느껴볼 수 있다.

네 번째 마당은 노래와 춤으로 죽은 이를 떠나보내는 송별 축제의 문화인 ‘다시래기’로 상갓집의 슬픈 분위기를 위로하고, 죽음으로부터 생겨난 상실의 아픔을 씻겨내는 민속극이자 축제의 놀이마당이다.

다섯 번째 ‘그때 그 시절, 옛 가요(驪興)’에서는 예로부터 “진도에서는 노래를 못 하는 사람이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수많은 명인과 가수를 배출한 진도지역 특유의 상갓집 노래마당을 소개한다.

특히 진도는 다른 지역과 달리 유행가를 많이 부렀는데, 누군가가 앞머리를 메기면 다른 사람이 받으며 너 나 할 것 없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이를 통해 일상다반사를 노래로 풀어내고, 슬픔도 흥으로 승화하는 진도 특유의 넉넉한 기질을 보여준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진도만가를 통해 새로운 아침이 밝아온 상갓집의 마지막 발인제 풍습을 소개한다.

만장을 앞세워 풍장을 치며 상여꾼과 호상꾼의 상여소리와 상주의 곡소리에 맞추어 진행하는 만가 행렬을 통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표현한다.

예술 제공


<상가(喪家)에서의 하룻밤>을 기획하고 연출한 김면지 프로듀서는 “참여하는 원로예술인들은 각 종목의 예능 보유자 및 전승 교육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자기 주 종목을 넘어 다양한 기예를 선보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들”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분들이야말로 잊혀 가는 우리 상장례 문화의 산증인이자 이번 프로젝트의 가치를 빛나게 할 살아있는 소중한 유산”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사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굿의 근본을 바탕으로 인간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삶과 죽음에 관련된 우리 민속 문화의 총체를 바라보고 기록하는 사업”이라며 “한국 고유 전통문화의 보존과 전승 관점에서도 주목해야 할 공연”이라고 밝혔다.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원로예술인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민속극장 풍류에서 초연되었고, 2024년 재선정되어 재연되는 이번 공연은 국가무형유산 진도씻김굿 예능 보유자 박병원을 필두로 김오현, 박종숙, 박동매, 장필식, 박미옥, 강은영, 박성훈, 양용은, 이소영, 김치선, 조규수, 유하영, 김나영, 김광호, 김강곤, 김영애, 백정희 등 관련 원로예술인 외 전승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또한, 원장현, 이태백, 이종대, 홍옥미, 김태영 등 최고의 명 연주자들이 대거 합류하여 무대를 빛낸다.

이번 공연의 해설과 진행을 맡은 평론가 윤중강은 2022년 국악계의 갈무리 '전통예술 Best of Best' 에서 <상가(喪家)에서의 하룻밤>을 그 해 최고의 작품으로 꼽으며 “한국의 굿판을 무대화, 진도의 상장례 문화를 한국의 공연콘텐츠로 만들어 냈다.

서구의 공연과 문화와 다른 한국 전통문화와 전통 공연은 친근하게 보여주는 이 공연은 한국 영화 <학생부군신위>, <축제>, 한국연극 <오구>도 담아낼 수 없었던, 한국문화의 人文學적 & 歌舞樂적 보고서이다, 진지한데 재미있다.”라며 극찬했다.

화제의 공연 <상가에서의 하룻밤>은 11월 30일 오후 5시 삼성동 한국문화의집 코우스에서 개최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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