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씬]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 ‘비평가 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Glasses)’이 화제다.
‘안경’은 단편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 최초의 애니메이션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초청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La Semaine de la Critique)은 프랑스 비평가협회(SRAC)가 주관하는 부문으로, 새로운 영화 언어를 보여주는 감독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1962년부터 상영을 이어오고 있다. 제64회 비평가주간은 2025년 5월 14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국제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뚜렷한 색을 보여주고 있는 두 한국 아티스트, 정유미 감독과 김해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인태.
이 두 아티스트가 머리를 맞대고 탄생시킨 독창적인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은, 주인공이 내면의 그림자를 마주하며 새로운 시야를 얻는 성장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자신 안에 억눌려 있던 감정과 기억을 김해김의 오브제를 통해 은유적으로 풀어내며, ‘그림자와의 화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정유미 감독의 세밀한 연필 드로잉과 절제된 연출로 섬세하게 전달한다.
<먼지아이>, <연애놀이>, <서클> 등 전작에서도 보여주었던 정유미 감독 특유의 드로잉 스타일은 김해김의 과감하면서도 시적인 무드의 컬렉션 피스들과 만나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관객으로 하여금 조용한 감정의 파장을 경험하게 한다.
김해김은 이번 영화의 제작 지원은 물론 크리에이터로도 참여했다.
김해김의 디자이너 김인태는 학창 시절부터 존경하던 정유미 작가에게 직접 연락해 함께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자고 제안했고, 두 사람의 만남이 ‘안경’의 시작점이 됐다.
또, 정유미 감독과 협업해 주인공의 의상과 소품, 배경 등의 시각적 요소들을 함께 구성했다.
주인공의 억압된 감정과 기억, 변화를 은유적으로 풀어낸 김해김의 컬렉션 피스들은 정유미 감독의 드로잉과 만나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의 감정을 더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부서진 안경을 고치기 위해 안경사로 분한 김인태의 안경점을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시력 검사를 받으며 들여다본 들판 위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고, 3개의 방에서 내면의 그림자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어 작고 단순한 의식들 속에서 주인공은 서서히 변화하고 마침내 자신과 화해하게 된다.
주인공은 스스로를 엄격하게 평가하며 눈물을 흘리는 복잡한 감정선에서 김해김의 검정색 수트를 입고, 자신과 화해한 순간에는 꾸띄르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변신한다.
또, 시력 검사실로 돌아와 안경사 김인태에게 받은 새로운 안경은 김해김의 시그니처 아이템 중 하나인 진주 장식의 안경으로 이는 내면과 외면이 조화를 이루며 스스로를 사랑하게 된 주인공의 변화를 상징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 밖에 김해김의 아이코닉 디자인인 리본 슈즈와 로고 플레이트 가방 등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다양한 아이템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디자이너 김인태는 “정유미 감독과의 협업은 김해김이 새로운 영역의 확대와 새로운 창작을 시도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김해김은 이를 기반으로 영화, 음악, 예술 등의 다양한 문화 분야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더욱 다채로운 방식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아카이브를 확장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영화 ‘안경’은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 김해김(KIMHĒKIM)과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한편 정유미 감독은 칸, 베를린, 자그레브, 로카르노 등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 타이틀을 기록해왔으며, 김인태는 프랑스 파리의상조합 회원이자 2024년 ‘올해의 한국 디자이너’ 수상자로서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